관세음보살[ 觀世音菩薩 ]
관세음보살은 산스크리트어로 아바로키테슈바라(Avalokiteśvara)이며, 중국에서 뜻으로 옮겨 광세음(光世音)·관세음(觀世音)·관자재(觀自在)·관세자재(觀世自在)·관세음자재(觀世音自在) 등으로 썼으며 줄여서 관세음(觀世音)이나 관음(觀音)이라 한다. 밀호(密號)로는 정법금강(正法金剛) 또는 청정금강(淸淨金剛)이라고도 한다.
당나라 현장(玄장?) 이전의 구번역에서는 광세음(光世音), 관세음(觀世音), 관음(觀音), 관세자재(觀世自在) 등으로 번역했으나, 이후 신역에서는 관자재(觀自在)라고 번역했다. 원어의 '아바로키테슈바라'는 ‘자재롭게 보는 이[觀自在者]’, ‘자재로운 관찰’ 등의 뜻으로 아바로키타(Avalokita, 觀하다)와 이슈와라(i○vara, 신 또는 自在天)’의 합성어이기 때문에 관자재가 더 정확한 번역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관세음보살로 신앙되어 왔으며 관음보살이라 약칭하였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을 관음보문품(觀音普門品) 또는 관음경(觀音經)이라 일컫는다. 관세음(觀世音)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살펴본다는 뜻이며, 관자재(觀自在)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자재롭게 관조(觀照)하여 보살핀다는 뜻이다. 결국 관세음이나 관자재는 같은 뜻으로 이름 자체가 하나이다.
보살(bodhisattva)은 ‘세간과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성자(聖者)’이므로 관세음보살은 대자대비(大慈大悲)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제도하는 보살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구제하는 보살[救世菩薩]’, ‘세상을 구제하는 청정한 성자[救世淨者]’, ‘중생에게 두려움 없는 마음을 베푸는 이[施無畏者]’, ‘크게 중생을 연민하는 마음으로 이익되게 하는 보살[大悲聖者]’이라고도 한다.
관세음보살은 위로는 깨달음의 지혜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이 해탈할 때까지 그들을 구제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보살이다. 즉 현실에서의 어려움을 구제해주는 자비의 보살이자 보살도(菩薩道)를 얻기 위해 수행의 길을 걷는 구도자이다.
관세음보살의 형상은 머리에 보관을 쓰고 있으며 손에는 버드나무가지 또는 연꽃을 들고 있고 다른 손에는 정병을 들고 있다. 왼손에 들고 있는 연꽃은 모든 중생이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불성(佛性)을 나타내고, 그 꽃이 핀 것은 불성이 드러나서 성불한 것을 뜻하며,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봉오리는 번뇌망상에 물들지 않고 장차 피어날 불성을 각각 상징한다.
화엄경에 의하면 관세음보살은 인도의 남쪽에 있는 보타락산(補陀落山)에 머문다고 알려져 있다. 보타락산은 팔각형의 산으로, 산에서 자라는 꽃과 흐르는 물은 빛과 향기를 낸다고 한다.
≪법화경 法華經≫ 보문품에는 ‘관음’은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이 일심으로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즉시 그 음성을 관하고 해탈시켜 준다.”라고 되어 있으며, 마음속으로 관음보살을 간절하게 염원하면 불구덩이가 연못으로 변하고 성난 파도가 잠잠해지며, 높은 산에서 떨어져도 공중에서 멈추게 된다고 한다. 또한 참수형을 받게 되었을 때에도 목을 치는 칼날이 부러지게 된다고 하는 등 관음보살은 갖가지 재앙으로부터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관음보살은 현세이익 신앙의 대표적인 경배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관세음보살은 단독 형상으로 조성되기도 하지만 아미타불의 협시보살로 나타나기도 하며 지장보살(地藏菩薩), 대세지보살과 함께 있기도 한다. 수월관음보살(水月觀音菩薩),백의관음보살(白衣觀音菩薩),십일면관음보살(十一面觀音菩薩), 천수관음보살(千手觀音菩薩) 등의 형태로 조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과 함께 아미타불의 협시(脇侍)로서 태장계(胎藏界) 만다라의 중대(中臺) 팔엽원(八葉院)의 서북방에 거처하면서 동시에 연화부원(蓮華部院)의 주존불이기도 하다.
관음은 흰옷을 입고 베일을 쓴 관세음보살을 백의관음(白衣觀音) 등 그 종류로 6관음이 있으며, 그 중 성관음(聖觀音)이 본신이고 나머지 다섯 가지 모습은 보문시현의 변화신이다. (보현시현은 불교에서 중생의 근기에 맞는 모습으로 나타나 대자비심을 베푸는 보살의 모습으로 33신(身)이 있다고 한다) 여기서 6관음의 역할을 간단히 살펴보면,
① 성관음(聖觀音):주로 아귀도를 구제한다.
② 천수관음(千手觀音):주로 지옥중생을 구제한다.
③ 마두관음(馬頭觀音):주로 축생의 고통을 구제한다.
④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주로 아수라의 고통을 구제한다.
⑤ 준제관음(准提觀音):주로 인간의 고통을 구제한다.
⑥ 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주로 천상의 고통을 구제한다.
이 관음보살의 정토, 즉 상주처는 인도 남부의 말나야(Malaya)산 동쪽 구릉인 보타락가산(補陀落迦山)이라고 믿어졌는데 관음도량으로 유명한 우리 나라의 동해안 낙산사는 바로 여기서 절 이름을 따온 것이다. 중국에서는 절강성 주산열도(舟山列島)의 보타산(普陀山) 진제사(晋濟寺)를 관음보살의 거처로 믿고 있다.
불교신앙이 자력적 특성을 지녔음에 비해 관음신앙은 다분히 타력적 요소를 지니는 것이나, 관음보살상이 보통 머리 위에 화불(化佛)을 가지고 있거나 때로는 천관(天冠) 쓴 모습을 보이는 것, 혹은 ≪대지도론 大智度論≫에서도 관세음보살이 다른 국토에서 왔다고 하는 것 등 이러한 것으로 관음신앙은 이란의 영향을 받아 북서 인도에서 성립된 것이란 주장이 있다.
관음은 초기 대승경전인 ≪법화경≫·≪대아미타경≫ 등에서도 남성명사로 나타나며, 그 이후의 그림과 조각에도 흔히 남성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풍만한 가슴을 가진 여성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즉, 관음보살은 남성인지 여성인지를 분간하기가 힘든 보살인데, 기원적으로 볼 때 어머니와 같은 여성이였다. 이것은 불교에서 발전한 ‘변성 남자’, 즉 여자가 성불할 때는 일단 남성으로 전환하여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는 정토 경전류의 사상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와 같은 사상은 당시의 인도에 널리 퍼져 있던 여성 경시 관념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남녀가 평등하게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는 사상을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관음보살이 여성신에서 남성신으로 변화되어 온 것도 그와 같은 인도의 종교문화적 배경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특히 이 관음보살을 모신 관음기도 도량이 전국적으로 많이 산재해 있다. 그 중에서도 강화 보문사(普門寺)와 남해 보리암(菩提庵), 그리고 양양 낙산사(洛山寺)가 대표적인 기도처로 꼽힌다.